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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얘기

라멘 기행


제 전 직장 상사셨던 분께서 광주 - 전라도 광주 - 에서 라멘집을 개입하셨다 하여, 개업하신지 5개월이나 지난 지금에야 찾아뵈었습니다.

원체 음식 만들기와 드시기를 좋아하시는 분이었던지라, 또 맨날 퇴직하면 국수집 차리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던지라 언젠간 하실거라 생각은 했습니다만,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시는 걸 보니 대단하시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광주에 일본식 라멘집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KTX타고 세시간을 달려, 광주역에서 택시타고 물어물어 도착한 가게. 이 때가 아마 10:30쯤 되었을 겁니다.

간판 찍는거 의외로 어렵기도 하고 재밌기도 합니다. :-)




정말 오랜만에 뵙는 우리 황상무님.. 아니 이제 사장님이시죠. 정성스럽게 홀에 나갈 오코노미아키를 마무리하고 계십니다.




너무 적나라하게 프랜차이즈 이름이 나오네요. 나중에 이야기 하겠지만, 이곳의 맛은, 서울에서 가끔 먹었던 이 체인점의 맛과는 많이 다릅니다.




해면기라고 하네요. 말 그대로 면을 풀어내는 곳입니다. 작은 가게라 4개만 한번에 풀 수 있습니다. 초시계를 이용하여 정확한 시간에 면을 건져 냅니다.




저렇게 사케 케이스를 위로 올리는 건 라멘만땅 고유의 장식법 인가 봅니다.




주방. 깨끗하죠? 모락모락 오르는 해면기의 김이 맛있는 음식이 나올걸 예감합니다.







가게 전경 -  이날 일 도와드리고 수다떨고 술먹고 하느라 너무 피곤해서... 다음 날 낮에 사진 찍지를 못했습니다. 아흑..
가게 앞으로 보이는 의자들은 요즘 유행하는 카페처럼 나무 바닥을 깐 노천 테이블의 집기입니다. 날씨가 풀리면 진가를 발휘하겠죠.:-)

사실 가게 내부 사진을 좀 더 찍으려고 했는데, 마감하는 시간까지 너무 너무 사람이 많아서 일 도와드리느라 그러질 못했네요.
한 테이블 당 turnover가 1시간이 채 안걸리는 듯 했습니다. 마감하는 시간이 원래 11시인데, 오는 손님 내치지를 못해서 12시 좀 넘어서까지 손님을 받았습니다.

대학교 1학년때 이후로 간만에 서빙 보려니 허리가 아프더군요. 쿨럭..




일 안돕고 사진만 찍고 있다고 한 소리 하실라나 봅니다. -_-;










원준이와 주열이가 상무님 옆에서 웃고 있군요. 1/15초 밖에 안나오는 상황이라 사진이 흔들리 수 밖에 없었다는.. 어흑..








앞에 보이는 티팟에는 그동안 모아오신 최고급 보이차가 끓고 있습니다. VIP에게만 서브 하신다는데 VIP가 5개월간에 생기셨다는게 더 신기합니다. -_-;

사모님이 슬쩍 찍히셨는데.. 설마 뭐라고 하진 않으시겠죠? -_-;




모든 손님을 다 보내고, 이제 서울에서 찾아온 옛 직장 후배들을 위한 간단한 술자리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단무지+시치미가 생각보다 맛있데요?




제일 먼저 내오신 것은 치킨 가라아게와 두부튀김, 해물튀김.. 살이 찌더라도 이건 먹어야 해..




이런 사케를 오늘 5통 비워야 한다는 엄명이 있었습니다. ㅎ




나가사키 짬뽕이군요. 워낙에 조미료를 못드시는 분이라 이 정도도 매워하십니다. 물론 우리들 입맛에는 마일드한 정도였지만 말이죠. :-)

하나도 안맵다고 약올려드렸더니 다음날 아침 해장으로 내 놓으신 매운 탄탄멘으로 맛 가게 만들어 버리셨다는.. -_-;;




쇼유찻슈라멘으로 기억하는데..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 

근데 내가 이걸 왜 쓰는 거죠? 자폭입니다. 아 침넘어간다.. 살 빼야 되는데.. 




이건 4월부터 메뉴에 넣을거라고 하신 비장의 메뉴.. 이름은 모릅니다. -_-

정어리 액기스와 뭔가 비장의 소스가 들어가서 해장으로는 왔다일거라시는데.. 실제로 개운한 맛이 일품입니다. -_-)b





얘는 가게에서 제일 인기있다는 매운 탄탄멘 같습니다...만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위에 썼다시피 사케를 5통 가까이 비웠다는.. -_-;

암튼 저는 이게 제일 맛있었어요. ^^




저 김치는 상무님의 장모님께서 보내주셨다는 갓김치.. 이렇게 추억을 곱씹을 술자리가 세팅이 되었습니다.

얘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새벽 4시 반까지 지난 세월 이야기와 요즘 힘든 이야기로 꽉 채워졌답니다.

이 이후에도 오코노미야키, 계란해물파전(라멘집에 이게 왜.. -_-;)까지 내 주셨는데.. 이미 저는 사진 찍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죠. -_-;



저희 상무님, IB*과 DEL* 같은 외국계 기업에서 마케팅 본부장까지 지내신 분입니다. 매사에 철저하시고 준비가 안되면 일을 그르친다고 믿는 분이시죠.

그런 분이 먹는 장사를 시작한다고 하셔서,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고, 한편으로는 기대도 많이 했는데, 운영하시는 것은 물론, 음식의 맛까지 원하는 만큼 벌써 만들어 내셨네요. 광주 지역신문에서도 취재를 해갔다고 하고, 주변 여학교에서 학보 특집으로도 취재해 갔다고 자랑이 대단하십니다. ㅎㅎㅎ

아마 개업의 어려움 때문에 프랜차이즈로 시작하셨지만, 멀지않아 본인의 타이틀까지 내세울 날도 머지 않았음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광주에 사시는 분이라면 언제 한번 들러보세요. 조미료 전혀 안들어간 음식이 나오니 몸에도 좋을 것이고.. 맛도 참 괜찮은 편입니다.

예전 회사 부하직원 블로그에서 보고 찾아왔다고 하시면 아마 보이차 한 잔 더 서비스 안나오겠습니까. ㅎㅎㅎ




헤어짐이 아쉬어 또 그새 전화 3통과 문자를 보내셨네요. 이런 게 정입니다. 정.



광주드림 생활/문화 소개 기사
http://gjdream.com/v2/week/view.html?news_type=402&mode=view&uid=399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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