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사 얘기

[하나부 리포트3] 빨래가 무서워~

이제 주위에서 곱게 때가 먹은 물건을 보기란 쉽지 않다.

세월의 정취를 느끼기에 여유들이 없는 건지...

아니면 오로지 깨끗한 것만을 좋아하는, 청결한 사람들이 늘어나는 건지...

이빨 닦는 치약, 입안 헹구는 세척액, 렌즈 닦는 세척액, 얼굴 닦는 비누, 화장품 지우는 화장품,

머리 감는 샴푸, 몸 닦는 바디 워셔 등등 몸에 사용되는 종류만도 가짓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게다가 몸은 물론이고 자동차 유리 닦는 워셔액, 차 몸통 닦는 세척액, 광내는 왁스,

냄새나지 말라고 뿌리는 방향제, 붙이는 방향제...

차에도 수없이 많은 청결 용품들이 사용된다.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일반 생활 속에서도 그릇 닦는 세제, 과일 닦는 세제, 빨래하는 세제, 욕실 닦는 세척액,

부엌 닦는 세척액, 유리 닦는 세척액, 바닥 닦는 세척액 등등등...


결국 우리는 하루 종일 화학제품으로 구성된 세척의 반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자연의 향과 맑은 공기를 마셔도 시원찮을 판에

창문 꼭꼭 닫아걸고 온갖 화학약품을 바르고, 칠하고, 뿌리며 바깥 공기의 오염을 탓하는 사람들은

정말 나의 한탄을 자아낸다.


자, 이쯤에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어린아이들의 피부는 분명 어른의 그것과는 차이가 많다.

연약하고 부드러운 아이들 피부는 조그마한 자극에도 쉽게 상처를 입거나 자극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생활 속에서 어른들은 과연 그러한 점을 얼마나 배려해 주고 있는 걸까?


화장실을 한번 들여다보자.

어른용 비누와 아이용 비누가 따로 비치되어 있는 집은 과연 얼마나 될까?

사실 비누는 때를 벗겨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조금 과하게 쓴다 하더라도

더 깨끗해질 뿐 몸에 해롭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건 큰 오산이다.

비누로 인해 생기는 피부 트러블도 꽤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토피 아이가 일반 성인용 비누를 사용할 경우...

심한 자극으로 인해 부쩍 증세가 심해지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것도 모르고 청결하지 않아서 그런 거라며...

독한 비누로 아이의 얼굴을 벅벅 문질러대며 씻고 또 씻어내는 경우도 종종 만나게 된다...


하지만 비누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역시 세탁용 세제이다.

지금 각자의 가정에서 사용하는 세탁기 옆의 세제를 한번 살펴보고...

어떤 브랜드를 쓰는지, 왜 그 제품을 구입하게 되었는지 한번 생각해 보자.

가격이 다른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향이 좋아서? 용기가 맘에 들어서?

대개의 경우 은연 중에 떠오른 ‘놀라운 세척력’ 광고에 현혹된 경우일 것이다.

조금만 써도 때가 팍팍 빠진다는데, 속이 후련할 정도로 때를 빼준다는데...

어느 누가 그 세제를 마다할 수  있을까...

하지만 뭐든지 과하거나 평균을 넘어설 만큼 강한 수준이라면...

모자란 것만 못한 경우가 많은 것도 세상의 이치이다.


용하게 효과가 좋다는 소아과 약과 시원하게 때를 잘 빼준다는 세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상대적으로 뛰어난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정도를 강하게 끌어올렸다는 반증이기도 하며...

그 결과로 인해 자칫 몸에 무리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아이들이 잠든 방에 건조함을 예방한다며...

세탁기에서 막 꺼낸 젖은 빨래를 널어주는 엄마들이 많다.

이것이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말이다.

요즘 생산되는 화학세제들은 종류를 막론하고 독성과 화학성분이 강해

우리의 눈과 코, 피부를 쉽게 자극한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세탁기를 사용해도, 아무리 수차례 헹굼을 반복한다고 해도...

미세한 상태로 용해된 세제들은 빨래 구석구석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러한 빨래를 건조한 아이들 방에 널어놓게 되면...

수분이 증발하면서 자연스레 남아 있던 세제들도 공기 중으로 뿜어져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럼 그 독성들이 어디로 가겠는가.

굳게 닫힌 창문, 비교적 작은 규모의 아이방..,

쌔근거리는 아이들의 호흡에 뒤섞여 들이마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칫 건조함을 예방한다는 생각에...

잠든 아이들을 세제의 독성에 무방비로 노출시키는 결과를 낳는...

이러한 잘못된 행동은 신속히 고쳐져야 할 것이다.


사실 요새는 흙마당도 흔치 않고, 교통편의 보급과 발달로 인해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바깥에서 활동하는 시간 자체가 그리 많지도 않다.

또한 물 부족이나 시간 부족으로 인해 빨래를 자주 하지 못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다시 말해 원할 때면 언제라도 쉽게 세탁을 할 수 있고,

세탁을 한다 해도 그다지 심각하게 오염된 의류는 그다지 많지 않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뭐가 그리 못 마땅해...

표준 이상의 독성 세제를 권장 사용량 이상으로 들이붓고 옷을 빨아야만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세탁소에서 제공되는...

드라이크리닝이라는 강력한 세탁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세탁물의 특성상 어쩔 수 경우도 있겠지만

세탁소 앞을 지나면서 접하게 되는 뿌연 연기와 혼탁한 냄새를 맡아 본 사람이라면

그 공정이 얼마나 독한 것이라는 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독한 공정을 거쳐 나온 세탁물에는 독성 또한 상당 부분 잔류하게 되는데...

그것은 충분한 환기를 통해서만 일부 제거가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세탁소에서 씌워준 비닐 커버와 함께 그대로 장롱에 넣어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독성이 남아 있는 옷을 비닐로 감싸고...

그걸 또다시 밀폐된 공간에 보관하는 것인데...

이쯤 되면 독성이 날아가기는커녕 그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가끔 그러한 장롱 안으로 아이들이 장난삼아 들어가는 걸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불가피하게 세탁소에서 세탁 또는 드라이크리닝을 했다면

가급적 비닐 커버는 빼놓고 집으로 가져오고...

베란다나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충분한 시간 동안 보관을 해

화학성분을 최대한 제거시킨 후에 장롱에 집어넣도록 해보자.


우리 집에서는 나름대로 환경 친화적이라는 세제와 무공해 빨래비누를 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다용도실에 들어서면...

매캐한 냄새와 알싸한 자극에 절로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

일단 세제라는 자체가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완전히 무해할 수는 없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라 보면 된다.


그렇다고 엄마들에게 무공해 세탁비누와 빨래방망이를 사용하여 빨래를 하라는 말은 아니다.

우리 집에서도 아이들이 천 기저귀를 쓰는 동안은 그러한 세탁이 가능했지만

아이들이 점점 커가고 빨래가 늘어나면서 그건 애당초 불가능한 기대치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 세제를 조금씩만 줄여나가는 것은 어느 집에서나 가능하다.

수북이 담았던 세제용 계량컵에서 위로 솟아오른 부분만 덜어내 보자.

또 다음에는 정확히 덜어진 정량에서 조금씩만 흘려보자.

아이와 가족을 위해 깨끗한 옷을 입히겠다는 생각이야 나무랄 수 없지만...

그것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하는 세제는 결코 가족 사랑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새로 세탁된 옷을 입을 때마다...

새롭고 상쾌한 기분을 느끼는 게 아니라 왠지 떨떠름하고 어색한 기분이 들게 되었다.

그것은 신선하고 상쾌한 느낌보다는 갑갑하고 알싸한 세제의 향기를 의식하기 때문인 것 같다.

만약 다른 가정에서도 세제 사용을 줄여나가는 실천을 해나간다면...

새로 빤 빨래임에도 왠지 모를 거부감이 느껴지던 것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나를 괴롭히는 독성이 조금씩 줄어들기 때문이다.


세제로 인해 오염되는 환경과 하천을 위해 세제 사용을 자제하자고...

아무리 외쳐봤자 많은 이들이 외면할 게 뻔하다.

하지만 자신 스스로를 위해, 자신의 아이를 위해 조금씩만 줄여 쓰자고 하면...

사람들 중의 일부분은 솔깃해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것이 실천으로 이어진다면...

하천이 들이마셔야 할 세제가 조금씩 줄어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내가 사용한 세제는 아이들의 피부로, 입과 코로 스며들게 되며...

그렇게 버려진 세제는 또다시 하천으로 들어가 세상을 더럽히고...

그것들은 또다시 대기를 떠돌며 우리 아이들의 몸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것은 엄마들의 깨달음이며,

엄마들의 작은 실천이라는 점을 절대 잊지 말자.



하나부 주간 리포트는 귀여운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에게
1주일에 한 번씩 배송되는 하나부의 어설픈 육아 에세이(?)입니다.  
전문적이지도 못하고, 어거지 같을 수도 있지만...
한 번씩 생각해볼 만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니...
외면은 말아주세요... ^^